[발언] 2022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기념대회에서 (포니)

🏳️‍🌈커뮤니티알도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을 함께 구성하여 공동으로 주최했습니다. 대통령 집무실 앞을 지나며 성소수자 인권과 성평등을 강력히 외친것으로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네요! ✊행진 전 본집회에서 HIV감염인으로서, 싸우는 몸으로서 첫번째 발언을 해준 커뮤니티알 포니 활동가의 발언문을 공유합니다!👏

(즉석에서 조금 다르게 말한 것이 있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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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한국 청소년 청년 감염인 커뮤니티 ‘알’의 운영지기이자, 남성 동성애자, 두 달 뒤면 확진 10주년을 맞이하는 HIV 감염인 포니라고 합니다. 오늘 이렇게 의미 깊은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구요, 이렇게 많은 분들 앞에서 이야기 하게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사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제가 여러분들께 과연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정말 고민이 컸어요. 성소수자 차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오늘 이 자리에, 성소수자 차별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 지목되는 사람이 발언을 한다는게 굉장히 마음에 걸렸어요. 미안할 필요가 없는 일인걸 분명히 알고 있는데도 미안한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사회에서 HIV를 걸고 쏟아내는 성소수자를 향한 폭력적인 차별에, 그게 말이 되던 안되던 상처입고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분명 있기 때문에, 그래서 조금은 억울하지만 미안한 마음을 가실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여러분들께, 저희 HIV 대선배님이신 키스 해링님의 작품을 빌어 함께 노력하자는 말을 드리고자 마음먹었어요. 우리 해링 선배님 작품 중 ‘무지=공포’라는 작품이 있는데요. 말 그대로 ‘우리가 모르는 것이 우리에게 공포를 부른다’는 이야기에요. 지금까지는 그저 이 무지라는게 HIV에 대한 자세한 정보, 예방법, 효과적인 치료같은 것들인 줄 알았는데요. 이 ‘모르는 것’에 우리 감염인 당사자들,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는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이 드는거에요. 세상에 이미 정보는 많지만, 실제로 만날 수 있는 감염인들은 거의 없잖아요. 주변에서 만날 수 있고, 접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인지 다들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 정보들이 사실이라고 믿기 어려워 하는것 같더라구요. 외계인 같은 존재인거죠.

그래서 우리 벽장 속에서 꽁꽁 갇혀있는 감염인들을 사람들이 실제로 만날 수 있으면 어떨까, 벽장을 깨고 나와 세상을 조금씩 바꿔낸 성소수자들처럼, 우리도 벽장에서 하나 둘 나오면 사람들의 ‘공포’가 덜해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 봤어요. 그리곤 많이 알게 되겠죠. 변할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모두들 같이 도와주셔야만 합니다.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끝으로, 오늘 제가 감염인으로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많은 용기와 영감을 준 윤가브리엘님, 이정식님, 최장원님, 유튜버 랑둥님과 커뮤니티 알의 용기있는 회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