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 멘토십 프로그램이 잘 이루어졌어요!

“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 는 어떤 사업인가요?

– 확진초기 HIV감염인 심리안정 지원을 위한 멘토십 프로젝트 :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마음의 쉼터가 되어주는 프로젝트 입니다. 그 누구도 공유해주지 않았던 경험과 정보를 우리 스스로 나누며, 서로에게 멘토가 되고 멘티가 되어 ‘우리 편’, ‘나의 편’이 되어주는 시간들을 만들어가는 사업입니다. 확진초기 청소년청년 HIV감염인들의 심리적 안정과 자살예방, 자존감 및 인권의 증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업의 일환으로 여름인권캠프 “너도 내 편이 되어줄래?”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여름인권캠프 “너도 내 편이 되어줄래?” 문의: r.ypcok@gmail.com

#첫째날

멘토님들과 멘티님들이 만나는 본격적인 멘토십프로그램이 07/13(토), 07/20(토), 07/27(토), 이렇게 매주 토요일마다 3주동안 이루어졌습니다. 첫 째날은 위 사진의 노란 인형친구가 우리를 도와주었습니다. 어떻게~? 아래와 같은 규칙으로 도와주었습니다.

규칙1. 인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말을 하고, 다른 사람들은 경청하기

규칙2.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거나 말을 하기 싫다면 인형을 다른 사람에게 건내주기

이 두가지 규칙으로 우리는 최대한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며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간단하게 사업의 취지와 목적을 리마인드하고 자기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색어색하기도 했지만 노란 인형이 있어서(?) 조금더 말 하기가 편하기도 했습니다. 소개시간을 마친 후 우리는 약속만들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 멘토와 멘티의 약속

하나, 이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는 꼭 비밀을 지키기

둘, 지각하지 말기

셋, 프로그램에 집중하기

넷, 경험과 생각이 다르더라도 존중하기

다섯, 차별적인 언어를 사용하지 않기

여섯, 말을 잘 하지 못하더라도 끝까지 잘 듣기

약속을 만든 후 우리는 키워드 토크를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비밀을 지키자’는 약속을 기억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그동안 쉽게 다른 사람에게 하지 못했던 가슴 속 말들을 털어 놓았습니다. 웃기도 하고, 때로는 울기도 하고, 화도 내면서, 우리는 얘기나눴습니다. 그리고 오롯이 서로에게 ‘편’이 되어주었습니다.

#둘째날

둘 째날은 꼬부기가 도와주었습니다. 노란 인형친구 처럼, 꼬부기가 우리의 소통을 도와주었어요.

둘 째날에는 HIV확진 이후 편견과 낙인때문에 가장 힘들어했던/한 과거의 나에게 편지쓰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종이로 나에게 손편지를 쓰는 것은 너무 오그라들어서 익명의 채팅방을 만들어 편지를 써보았습니다. 모두가 다 과거의 자신에게 쓰는 편지였지만, 그 말들이 사실 우리 모두에게 위로가 되었습니다.

후에는 함께 있지는 않지만, HIV/AIDS에 대한 편견과 낙인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을 어느 누군가를 위해서 편지를 쓰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힘들기도 했지만, 또 가끔은 불행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서로 하하호호 웃고 있는 우리의 긍정적 에너지가 힘들어하고 있을 어느 HIV감염인에게 닿길 바라며 적었습니다.

첫 째날에 다 나누지 못한,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나누고 싶은 우리네 삶에 대해 한참을 얘기하고 둘 째날 프로그램을 마무리 했습니다.

#셋째날

셋 째날은 이상해씨가 도와주었습니다. 노란 인형친구와 꼬부기가 도와준 것과 마찬가지로요.

종이를 이용해서 HIV확진 이후 가장 힘이되었던 것/순간/사람과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을 적고 나눠보았습니다. 가장 힘이되었던 것은 HIV낙인때문에 정말 힘들었을 때 위로가 되었던 사람들이나 시간들에 대해 얘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을 적어보니 딱히 사는게 힘든 이유가 HIV때문만은 아니더라고요.

그래도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대화를 나눈 것 같아서 아주 좋았습니다. 우리에게 힘이 되었던 것/순간/사람에 대해서 말할 때는 폭풍 감동의 물결이었습니다. 커뮤니티알, 믿고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는 공동체 자체가 우리에게 힘이 된다는 말이 많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며 함께 분노하기도 했어요. 날 힘들게 만드는 것들에 대해 함께 울어주고 화내주고 하니까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우리는 정말 ‘우리 편’, 서로에게 ‘내 편’이 되어 있었습니다.

멘토십 프로그램이었지만, 멘토와 멘티를 엄격히 구분하지 않는 프로그램들로 진행이 되어 좋았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내가 멘토가 되어주고, 어느 순간에는 멘티로서 위안을 받는, 서로가 멘토멘티 둘다 되어주는 시간들이었어요. 마무리하며 소감을 나눌 때에는, 이런 프로그램이 내년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아직 용기를 내기 힘든 사람들에게 우리의 긍정적 에너지가 어떻게든 닿길 바라는 마음도 계속 있었고요. 하지만 아직 프로그램은 아직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8월에 있을 “너도 내 편이 되어줘” 여름인권캠프를 기대하고 있어요!!

“내가 네 편이 되어줄게” 사업의 대망의 프로그램! “너도 내 편이 되어줘” 2박 3일 여름인권캠프가 아직 남아있습니다. 이 캠프는 기존에 멘토 및 멘티 신청을 놓치신 분들이라 하더라도 Youth HIV감염인이라면 누구나 참가가 가능하다고 해요. HIV/AIDS에 대한 편견과 낙인으로 외로이 힘들어하고 있다면, 꼭 우리와 함께 놀러가서 힐링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혼자서 외롭게 힘들어하지 않아도 된다고 꼭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