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R림: 혐오와 차별 속의 나

찰리_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알’ 운영지기

최근 HIV/AIDS와 관련된 이슈로 온 나라가 뜨겁다. 덩달아 나 또한 맘이 편하지 않다.

“많은 혐오와 차별에 노출된 나.”
사실 내가 감염인이 되었을 때 ‘HIV/AIDS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심하면 얼마나 심하겠어?’ 라는 생각 했다. 하지만 최근 아니 어쩌면 감염인이 되었을 때부터 “나는 많은 혐오와 차별을 받았으리라”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어디서 치료를 받아야하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진료거부도 당했고, 혐오가 섞인 발언도 꽤나 들었던 것 같다. 진료거부를 한 동네병원에서는 “자신의 병원은 감염인을 위한 시설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수술을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사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진료거부라는 생각보다, “그렇다면 나는 어디서 치료를 받아야하지? 다른 곳도 똑같지 않을까?” 라는 두려움이 들었다. 결국 치료는 약을 받고 있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이 병원에서도 차별 아닌 차별을 받았던 것 같다. 감염인이란 이유로 2인실을 주거나 간단한 시술도 마취를 해야 하는 수술로 치료를 하는 등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치료를 받았다. 이때부터 병원이란 곳은 나에게 불편한 곳이자 필요하지 않는 곳이 되어버렸다.

“에이즈 년”, “네가 무섭다”
혐오발언 또한 생각 보다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발언이 있다. ‘에이즈 년’ 물론 단어도 충격적이었지만 이러한 발언을 한 사람이 활동가였기 때문이다. 이 말을 인권활동을 하는 사람에게 들으니 그 당시 아무생각도 할 수 없었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내가 믿고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이자 활동가가 겉으로는 이해하는 척하며 속으로는 “에이즈년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 너무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이제 “그 누구에게도 나의 질병에 대해 말하지 말아야지.”하고 다짐하게 되었다. 이것 말고도 군복무중인 동생에게 “나도 형처럼 감염인이 되어서 군대에서 벗어나고 싶다.”, 또 어떤 사람으로부터 “그냥 네가 무섭다.”라는 등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혐오표현을 접했다.

“질병이 아닌 혐오와 차별 때문에 죽어간다.”
요즘 내 마음에 와 닿는 글귀가 있다. HIV/AIDS 감염인들은 질병이 아닌 혐오와 차별 때문에 죽어간다는 것이다. 그렇다. 최근 감염인들은 의학의 발전 때문에 비감염인들과 다를 것 없이 잘 살 수 있고 잘 살아가고 있다. 그들을 힘들게 하는 건 HIV/AIDS가 아닌 여느 사람들의 말 한마디와 행동이다. 인터넷 그리고 SNS에서 HIV/AIDS와 관련된 혐오 기사나 혐오의 글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무지에서 혐오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글을 쓰는 사람들은 HIV/AIDS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알고 쓰는 것일까? 자신들이 쓴 글 때문에 누군가는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고 쓰는 것일까? 나는 무지에서 혐오가 만들어 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혐오는 곧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한다고 생각한다. 이 말은, 사람들이 무지에서 벗어나면 된다는 것이다.

“12월 1일은 에이즈의 날”
12월 1일은 에이즈의 날이다. 곧 있으면 에이즈의 날이다. 가능한 한 HIV/AIDS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아보고 또 서로 이야기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사람들에게,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를 교환하는 기회와 시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