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질병은 혐오와 배제가 아닌 위로와 연대로 예방 할 수 있습니다.

질병은 혐오와 배제가 아닌 위로와 연대로 예방 할 수 있습니다.

사회의 코로나19를 바라보는 시선이 HIV/AIDS를 바라보는 시선과 매우 비슷하게 느껴져서 안타까움 마음이 듭니다. 최근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이의 동선과 거주지 등 누군가를 충분히 특정 할 수 있을만한 정보가 담긴 악의적인 기사들이 보도되어 성소수자 커뮤니티마저 혼란에 빠졌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퍼지지는 않을지, 그리고 내가 성소수자라는 것이 아우팅되지는 않을지 등 여러 가지 걱정들이 오가는 중 코로나19 감염인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과 질타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단순하게 누가 누구에게 바이러스를 옮겼는지에 대해서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너무나도 쉽게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은 가해자로, 바이러스를 가지지 않은 사람은 피해자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이는 다른 코로나19 확진자들에게 보낸 대중의 시선처럼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에게 죄인이라는 낙인을 부여합니다.

이러한 낙인은 누군가로 하여금 바이러스 검진을 주저하게 만듭니다. 역학조사의 협력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게 할 수 있고, 사회적인 비난에 대한 스트레스로 치료에 전념하기 힘든 상황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낙인은 전염성 질환의 예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빈틈을 만들게 합니다.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스스로 판단한 누군가는 낙인과 비난이 팽배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검사를 받으러 갔습니다. 클럽을 함께 이용한 다른 사람들의 감염을 우려하여 3차 예방을 위한 역학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사회적 시선에 굴복하지 않은 이런 일련의 행동들은 보다 소중한 내 주변의 사람을 챙기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우리는 코로나19 감염인들에게 질타와 비난이 아니라, 이해와 위로로 연대해야 합니다. 질병은 혐오와 배제가 아닌, 이해와 연대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에이즈에 대한 심각한 낙인을 겪으며 연대라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미 경험했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지금 우리, 그 지혜로 서로를 보듬으며 우리의 상처가 아물도록, 서로에게 서로의 손을 건네면 좋겠습니다.

2020년 05월 08일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