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 대통령 집무실 앞 집회를 금지하는 집시법 개정안 규탄한다
2022년 5월 14일 무지개행동이 주관한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기념대회 행진이 용산역에서 녹사평까지 진행되었다. 5월 10일 용산에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선 후 처음으로 집무실 앞에서 이루어진 집회였다. 당시 무지개행동의 집회신고에 대해 경찰은 근거 없이 대통령 집무실이 관저에 포함된다면서 금지 통고를 냈다. 집행정지 심문 때 재판부조차 다른 우회로를 사용할 수 없는지를 질문했다. 그럼에도 끝내 집행정지 결정이 이루어졌고, 성소수자들이 최초로 집무실 앞을 지나며 당당하게 행진했다. 그 후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시민들은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그런데 광장 시민들의 힘으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하에서 다시 대통령 집무실 앞이 집회 금지 구역으로 설정된다. 어제(1월 29일) 국회는 본회의에서 대통령 집무실 인근 100m 이내 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집시법 개악안을 의결했다. 법은 대통령 집무실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고,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 예외적으로 집회가 가능하다고 하나, 그 예외를 판단할 권한이 경찰에게 있는 이상 사실상 3년 전까지 그랬던 것처럼 대통령 집무실 앞 집회는 봉쇄되는 것이다.
“집회 장소는 집회의 목적과 효과에 대하여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누구나 ‘어떤 장소’에서 자신이 계획한 집회를 할 것인가를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야만 집회의 자유가 비로소 효과적으로 보장된다”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기념대회 행진에 대한 금지통고 집행정지 결정에서 법원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그 말처럼 집회에서 장소를 선택할 자유 보장은 핵심적 가치이다. 그럼에도 대통령 집무실 앞을 성역으로 만들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막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며, 집회를 통해 민주주의를 지켜온 시민들을 모욕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무지개행동은 이번 집시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국회를 강력히 규탄한다.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시민의 목소리를 막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시민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어야 한다.
2026년 1월 30일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