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성교육 입법 촉구를 위한 릴레이 1인 시위

오늘, 2021년 7월 22일 오전 11시, 포괄적 성교육 권리보장을 위한 네트워크를 포함한 204개 시민사회단체의 공동주최로 <‘포괄적 성교육 입법 촉구’ 릴레이 1인 시위>가 국회앞에서 진행됐습니다. 커뮤니티알의 포니 활동가도 HIV/AIDS 예방과 HIV감염인 인권이 포함된 포괄적 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릴레이 1인 시위에 동참하였습니다. 발언문을 공유합니다. 



[아래, 발언문]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 청소년 청년 HIV감염인 커뮤니티 알의 회원이자 운영지기, 그리고 현재 HIV확진 판정을 받은지 9년이 된 HIV 감염인 포니라고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오늘 발언해주시는 다른 멋진분들과는 달리 이런 활동들을 꾸준히 접해보지 못했어요. 먹고사느라… 그래서 저는 저의 경험을 토대로 여러분들께 이 포괄적 성교육이 왜 필요한가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로, 성교육의 부재로 인해 신규 감염인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알지 못해 불안감에 쌓여있습니다.

저희 커뮤니티 알에는 상담전화가 있어요. 많은 분들이 다양한 사유를 가지고 전화를 주시는데요, 그 모든 사유들 속에는 불안함이 들어있습니다. 저는 이 불안함이 부족한 성교육에서 생겨났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0대, 20대, 30대를 살아온 그 어디에서도 HIV/AIDS에 대해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던 많은 분들이, 나의 인생에서 절대 찾아 올 리 없다고 믿었던, 제 얘기같네요 ‘그 바이러스’, HIV를 마주하시고는 전화를 주세요. ‘제가 죽나요?’,’몸이 이상한것 같아요’,’이거 먹으면 안된다는데 어떡하죠?’,’이제 동생이랑 목욕탕에 못가게되나요?’.처음에는 생각했어요. 이사람들 바본가? 조금만 찾아보면 나오는것을? 근데, 바보는 저였습니다. 그분들이 정보를 찾아보지 않으신게 아니더라고요. 아주 오래되고 편견과 오해가 담긴 정보들. 의학적인 연구와 결과를 토대로 얻어진 것이 아닌 정보들 속에서 헤메고 계실 뿐이었습니다. 또 그런 정보들이 감염인들의 마음을 닫게 만들고, 사회로부터 스스로를 격리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굉장히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들이 의학적 연구와 결과를 토대로한 믿을 수 있는 성교육을, 또 모든 세대가 전 생애에 걸쳐 지속적으로 갱신이 되는 성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느낍니다.

둘째로, 성교육의 부재로 HIV 감염인들이 사회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저희 감염인들중에 굉장히 솔직하고 대담한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친구, 가족, 직장, 연인이 될 사람에게 감염 사실을 밝히는 분들이죠. 저는 그런 분들께 물어봅니다. ‘미쳤어? 왜?’ 그러면 그분들은 대답합니다.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솔직하고 싶어서, 나중에 실망을 안겨주고 싶지 않아서. 그런데 참 역설적이죠,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한 그 행동이 ‘문제’가 됩니다. 해고를 통보받기도 하구요, 교묘하게 따돌려져 자진 해고를 당하게도 하고, 사랑했던 사람에게 협박 전화를 받고(심지어 금품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더 이상 자신을 안아주지 않는 가족들을 느끼게 되죠. 처음엔 비감염인들이 너무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그들은 왜 그럴까? 한번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기로했어요. 그들은 저희 입장에선 생각을 안해주니까. 그러다보니 비감염인들이 충분히 그럴수 있다고 느껴지게 되는거죠. 불안하니까요. 그럼 왜 불안할까? 네, ‘모르니까’. 이제 HIV가 관리가 가능하고, 생활에서 전염되지 않으며, 효과적인 예방법이 있다는걸 모르니까요. 저는 세상에 나쁜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을 다시 하게 됐어요. 나쁜 사람이 많은게 아니라, 모르는게 많은 사람이 많구나. 알았으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텐데,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텐데. 그래서 저는 다시 한번, 모든 사람들이 의학적 연구와 결과를 토대로한 믿을 수 있는 성교육을, 모든 세대가 전 생애에 걸쳐 지속적으로 갱신이 되는 성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느낍니다.

끝으로, 우리 사회는 이미 감염인과 비감염인이 함께 사는 사회입니다. HIV 감염인은 우리 자신으로부터, 또 사회로부터 평등을 느낄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HIV/AIDS를 포함한 포괄적 성교육이 필요함을 당부드리며, 이만 말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