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신혼부부 알파카 세브린과 창근의 이야기

신혼부부 알파카 세브린&창근의 이야기

프로젝트 알림이 뭔가요?

HIV/AIDS에 대한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HIV/AIDS감염인의 존재와 인권을, 그리고 삶을! 세상에 알림으로써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바로 잡고 낙인에 맞서며, 에이즈혐오를 격파하는 프로젝트. 세상은 그냥, 쉽게, 하루아침 사이에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바뀔 것입니다. 우리 HIV감염인들과 지지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말이지요! 

소개를 부탁해요.

세브린: 저희는 결혼 1년이 조금 안된 신혼부부입니다. 저는 회사를 그만 둔 지 얼마 안 된 세브린,

창근: 저는 평범하게 건설관련 업을 하고 있는 류창근입니다. 세브린 덕에 요즘 종로를 많이 나가고 있고, HIV감염인의 인권을 지지하는 평범한 사람이에요.

평범하다고 소개했지만 알파카라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비범한, 세브린(왼쪽)과 창근(오른쪽)

HIV/AIDS 인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세브린: 저는 일단 주변에 퀴어 친구들이 많아요. 그래서 퀴어 이슈에 대해서는 익숙했는데, 에이즈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거든요. 너무너무 심심했던 어느 토요일, 키씽에이즈쌀롱이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에이즈에 대해서는 잘 몰랐지만 ‘내 친구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알아서 나쁠 건 없겠지’하고 갔어요. 그런데 듣게 된 이야기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더라고요. ‘내가 몰라도 너무 몰랐구나’ 생각했어요. 내가 이걸 알고 있어야 내 (퀴어)친구들에게 이야기할 것이 더 생기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관심을 갖고 알아보고 지지하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HIV감염인 친구들도 알게 되었죠.

창근: 저는 이성애자 남성으로 살면서 소수자들에 삶에 대해서는 생각이 미치지 못한 영역이 많았어요. 예를 들면 여성이 가질 수 있는 두려움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하지 못했던 것이 많았어요. 그래서 한 번은 역지사지로 생각을 해봤어요. 내가 으슥한 골목을 가는데 남성보다 훨씬 강한 거인같은 존재가 있다고 상상을 해본 거죠. 너무 소름끼치더라고요. 너무 무서웠고요. 그 생각을 시작으로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 대해 공감이 되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에 세브린을 따라서 키씽에이즈쌀롱에 가게 된거죠. 저도 키씽에이즈쌀롱을 통해서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세브린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거죠.

에이즈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이 어떻게 깨졌나?

창근: 사실 그전까지 제가 에이즈에 대해 알고 있던 건 그저 아주 공포스럽고 무서운 무언가였어요. HIV와 AIDS가 어떻게 다른 지도 알지 못했죠. 키씽에이즈쌀롱에 가보기 전까지는 말이에요. 제가 23살 때 공무원 시험 때문에 국사를 공부한 적이 있었는데, 고등학교 시절에 배웠던 그 내용이 아닌거에요. 그래서 선생님에게 여쭤봤더니 사서에 대한 새로운 인식, 새로나온 유물로 인한 연구결과의 변경 등의 이유로 그때 지식과 지금 지식은 다르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내가 알고 있었던 지식이 달라질 수 있고 틀릴 수도 있구나’하고 그때 깨달았죠. 에이즈에 대해서도 제가 알고 있던 것이 정확하지 않았던 거죠. 제가 그렇게 두려워하거나 미워해야 할 그런 게 아니었던 거예요.

제2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세브린(왼쪽), 소주(가운데), 창근(오른쪽)이 같이 찍은 사진

HIV감염인 친구들과 있었던 특별히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세브린: 저는 말실수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는 게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키씽에이즈쌀롱 뒤풀이 때 HIV감염인 친구가 저에게 궁금한 것 없냐고 물어봤었는데, 제가 말을 선뜻 못 하겠더라고요. 실례나 말실수를 저지를까봐. 근데 그 친구가 이렇게 얘기해줬어요. ‘실수 할 거라면 여기서 하세요. 대답할 수 있는 사람 앞에서 실수 하는 게 나아요.’

무지개에 HIV+OK 쓰여있는 것을 가리키는 창근(왼쪽)과 세브린(오른쪽)

연대의 의미

세브린: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플랫폼이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HIV감염인의 인권을 옹호하고 지지하면서 그렇지 않은 많은 사람들과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 저는 제가 플랫폼이 되는 게 기뻐요. 저로 인해 사람들의 생각이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다면 그게 저의 행복이에요. 창근이도 그렇게 바뀌었잖아요. 저희 어머니도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남성) 동성애자들에게 내일부터 ‘여자 좋아해!’ 하면 하겠니? 아픈 애들한테 ‘아프지마’ 하면 안아파?”

창근: 경쟁,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는 사회잖아요. 그런데 그렇게만 살고 싶지 않아요. 그렇게 사는 건 행복하지 않잖아요. 저는 같이 행복하고 싶어요. 함께 사는 세상이니까요.

세브린(왼쪽)과 창근(오른쪽)이 군형법92조의6 폐지 피켓을 들고 찍은 사진

TV에서 5분간 말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창근: 저는 서로의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가지자고 얘기하고 싶어요. ‘이 사회가 타인의 고통에 대해 계속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면, 당신의 고통에 대해서도 그럴 것이라는 것.’ 그리고 ‘당신의 가치관이 타인에게도 동일하게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

세브린: 저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렇게 말할 것 같아요. ‘당신이 행하는 혐오는 결국 당신에게 다시 돌아올 것이다.’

알파카로서 알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세브린: 후원금 증액해달라고 했는데 아직 안했더라고요.

창근: 후원금 증액해주세요. 후원을 더 하려는데 안받아줘 왜 (웃음)

세브린: 그리고 알파카들에게 요청할 것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얘기해주세요. 알파카들이 참가할 수 있는 자리, 힘을 보탤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창근: 힘들면 힘들다고 얘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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